4월 18일 주님 수난 성금요일
성금요일은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 위에서 모든 것을 내어 주시
고 구원의 길을 열어 주신 날입니다. 이 거룩한 날 우리는 고난과 고통, 배신
과 조롱 속에서도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신 예수님의 십자가를 묵상하며 우
리 삶에서 그 사랑을 되새겨 봅시다.
예수님께서 “사람들의 손에(마태 17.22) 넘겨진 그날, 예루살렘의 군
중은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요한 19.15)라며 아우성칩니다. 예수님을 따르
던 이들은 자취를 감춘 가운데, 배신과 조롱 속에 홀로 남겨지신 예수님께
서는 십자가의 길을 끝까지 걸으시고 마침내 십자가 위에서 “다 이루어졌
다.”(19.30)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짊어지신 것은 단순한 고난의 사건이 아닙니다.
죄 없는 의인이신 예수님께서 우리 죄를 대신 짊어지심으로써 하느님의 사
랑이 얼마나 크고 깊으며 완전한지를 보여 주신 것입니다. 십자가는 우리의
죄를 짊어지신 예수님 사랑의 완성으로, “다 이루어졌다.”라는 말씀은 승리
의 선언입니다.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하느님 사랑의 계획이 완전히 이루어
졌음을 선언하는 장엄한 선포입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루
카 23.34). 끝까지 사랑하신 예수님께서는 또한 끝까지 용서하십니다.
십자가 고통의 끝이 아니라 생명의 시작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로써 죽음을 이기고 부활로 건너가는 길을 여십니다. 십자가 없이는 구원
이 없고 그리스도의 사랑 없이는 참생명을 누릴 수 없습니다. 십자가를 통해
서 우리는 하느님과 화해하고 영원한 생명을 향한 길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9.23)라는 주님의 말씀처럼 날
마다 승리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주님께서 가신 화해와 용서의 길을 걷기로
다짐합시다. ⊕
(매일 미사 오늘 묵상 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