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1일 목요일 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보내시며,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하고 선
포”(마태 10.7)하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치유와 자비의 손길이 이
제 제자들의 손으로 이어집니다.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음은 이성적 설
명이나 설득보다 구체적 치유와 자비의 실천으로 드러납니다. 제자들이 행
하는 기적은 하늘 나라의 선물이므로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거
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10.8)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이해득실을 계산하
는 데 빠른 인간 세상의 논리와는 확연히 다른 것이지요. 복음의 논리는
값이 없기에 값진 것이고, 그 기쁨은 대가가 없기에 주체할 수 없을 만큼
기쁜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제자들은 가난하게 파견됩니다. 금, 은, 돈, 자루, 두 벌
옷, 신발, 지팡이도 지니지 말라는 것은, 파견된 이를 더욱 가난하게 만드
는 상징적 표현입니다. 제자들은 기꺼이 약한 모습으로 길 위에 서면, 그 자
체가 하느님만을 신뢰한다는 예언적 표지입니다. “일꾼이 자기 먹을 것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10.10)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다른 이에게 의지하고 대
가를 요구하라는 뜻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하늘 나라의 일꾼에게 필요한 것
을 책임지신다는 충실함을 드러냅니다(6.25-26참조).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마을에 들어가면 "마땅한"(10.11) 사람을 찾아내
한 집에 머물러야 합니다. 그 기준은 도덕적 완전함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을 알아보고 응답하는 능동적이고 열린 마음입니다. "마땅한 사
람"의 열린 태도는 하늘 나라를 선포하는 가난한 제자가 먹거리와 머물 곳
을 찾을 수 있는 하나뿐인 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서로 열려 있고 환대하
는 분위기 속에서 당신 나라의 부유함을 보여 주실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는 우리를 통하여 일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늘 파견되어야 합니다.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