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0일 연중 제8주간 토요일
오늘 복음에서 수석사제들과 율법학자들과 원로들이 예수님께 묻습니다.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마르 11.28) 그들은 예수님의 권위
를 문제 삼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라는 시골 출신으로 아무 직함도
없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권위에 약합니다. 2007년 1월, 흥미로운 실험이 있었습니다. 당
시 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바이올린 연주가 조슈아 벨이 미국 워싱턴
D.C.의 지하철 역에서 남루한 옷차림으로 40분가량 연주하였습니다. 350만 달
라짜리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으로 말입니다. 그러나 잠시라도 서서
음악을 듣는 사람은 일곱 명뿐이었고, 스무 명 남짓만이 동전을 던졌습니
다. 며칠 전 그가 보스톤 심포니 홀에서 같은 곡을 연주하였고, 표는 매진
되었던 것과는 달랐습니다. 이 실험은 사람들이 음악 자체보다 외부적인
권위에 먼저 이끌림을 보여 줍니다.
왜 하느님께서는 보잘것없는 인간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셨을까요? 바
로 진리 자체로 하느님을 알아보기를 바라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예수님께
서는 외적인 권위가 아닌 말씀, 행위, 사랑 그 자체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심
을 드러내셨습니다. 마구간에서 태어나시고,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사시
며,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셨지만, 온 생애로 진리를 증언하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고백합니다. 그러면서도 예
수님의 말씀에는 무관심하지 않는지 돌아봅시다. 성경을 집에 두기만 하고
읽지는 않고, 미사에서도 말씀에 귀 기울이지 않는 다면, 우리는 바리사이
들과 다름 바 없습니다.
오늘 우리는 무엇을 들으려고 미사에 왔습니까?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
자체에 귀 기울입시다. 화려한 포장이 아니라 그 안의 진리를, 외적 권위가
아니라 말씀 자체를 들읍시다. 그 진리의 선율이 우리를 구원으로 이끌 것
입니다.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