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 성주간 화요일
베드로가 배반할 것이라는 예고는 우리의 나약함이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오늘 복음의 배경이 되는 마지막 만찬 자리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별을 예고하며 말씀하십니다.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올 수 없다”(요한
13.33). 이 말씀을 들은 베드로는 혼란스럽습니다. 그는 주님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에 당당하게 이야기 합니다. “주님, 어찌하여 지금은 주님을 따라
갈 수 없습니까? 주님을 위해서라면 저는 목숨까지 내놓겠습니다”(13.37).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의 열정 뒤에 숨은 인간의 나약함과 한계를 이
미 알고 계셨기에 그에게 말씀하십니다.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
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13.38).
베드로는 진심으로 주님을 사랑하였습니다. 그러나 두려움 앞에서, 인
간적 본능 앞에서 그는 무너지고 마는 나약한 존재였습니다. 실제로 예수
님께서 잡히신 밤, 베드로는 세 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하며 자신을 지
키려 하였습니다. 그리고 닭이 울자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떠올라 밖으
로 나가 슬피 울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가 넘어질 것을 아셨지만, 다시
일어설 것도 분명히 아셨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베드로에게 하신 세
번의 질문으로 그의 상처를 낫게 해 주십니다(21.15-18 참조).
베드로의 이야기는 우리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주님을 사랑한다
고 고백하면서도, 주변 상황에 따라 주님의 뜻을 잊어버리거나 모른 체하
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사하게도 주님께서는 우리의 약함을 이미 알고 계시
며 우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붙들어 주십니다. 우리가 약한 존재임을
고백하며 그분의 자비 안에 머무르는 하루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