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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마당

Junggye Yangeop Catholic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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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112일 주일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예로부터 우리 교회는 신자들에게 사말교리를 가르쳐 왔습니다. 사말이

란 인간이 피할 수 없는 마지막 때의 네 가지, 곧 죽음, 심판., 천국, 지옥을

말합니다.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누구나 결국 죽어서 심판을 받고, 그러고

나서는 천국이나 지옥으로 가야 하는데, 이를 옛 천주교 교리에서 사말

라고 부른 것이지요.

  “여러분은 죽으면 어디로 갈 것 같으세요?” 교우들에게 이렇게 물으면

많은 분이 연옥이라 대답합니다. ‘지옥이라고 대답하지 않습니다. 잘 살지

는 못하였어도, 신자답게 살아 보려고 애써 왔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

서 자신 있게 천국이라고 말하지 못합니다. 자신의 부족함과 잘못을 알

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연옥은 우리가 영원히 머물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충실하고

온전한 믿음의 삶을 살지 못한 영혼이 겪게 되는 정화과정이 연옥입니다.

우리는 연옥을 거쳐 하느님 곁으로 갑니다. 이것이 우리의 믿음이고 희망

입니다.

  오늘 첫째 미사의 복음은 어제 복음과 같은 참행복에 관한 산상 설교

입니다. 놀랍도록 큰 희망의 말씀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행복은 마음이 가

난하고, 슬퍼하고, 온유하며, 의로움을 간절히 바라고, 자비롭고, 마음이

깨끗하며, 평화를 이루고, 의로움 때문에 박해받아야 얻고 누리게 되는 것

이 아닙니다. 이 가운데 어느 것 하나에라도 속하면, 그래서 하느님께 가닿

으면 됩니다. 참행복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입니다. 그것은 하느님께 나

아가는 우리 삶의 모든 길목에서 주어집니다. 그리고 우리는 죽음을 넘어

그것을 온전히 맛보게 될 것입니다.


 

          둘째 미사

 

오늘 둘째 미사의 제1독서에서도 우리는 연옥과 천국(하느님 나라)의 모습

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의인들은 단련을 조금 받은 뒤 은혜를 크게 얻을

”(지혜 3.5)이라고 하였습니다. 의인에게도 단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인상

깊게 다가옵니다. 우리도 그들처럼 연옥의 단련을 거쳐 하느님 사랑으로 나

아갈 것입니다. 1독서의 뒷부분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주님을 신뢰하는

이들은 진리를 깨닫고, 그분을 믿는 이들은 그분과 함께 사랑 속에 살 것이

. 은총과 자비가 주님의 거룩한 이들에게 주어지고, 그분께서는 선택하

신 이들을 돌보시기 때문이다”(3.9).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

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

워라.”(마태 11.28-29)라고 하시며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죽음의 세력이 지

배하는 세상에서 하느님의 법을 좇아 살아가기란 여간 힘겨운 일이 아닙니

. 주님께서 그런 우리를 부르십니다. 아버지께 순종하시는 당신의 사랑으

로 얻은 은총의 멍에를 함께 메자고 하십니다.

  죄가 많아진 그곳에 은총이 충만히 내렸습니다“(로마 5.20). 하느님

의 은총과 자비는 우리의 죄악을 넘어섭니다. 우리의 공로가 아닌 하느님

의 자비에 바탕을 둔 굳건한 믿음과 희망은 지금 여기에서부터 나를 기쁘

게 하고 감사하게 하며 찬미하게 합니다. 세상 안에 살아 가지만 이미 천

국을 경험하게 합니다. 세상의 좋은 것들을 쓰고 누리면서 그 모든 것이

영원하지 못함을 알기에 이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합니다. 그리

하여 상속자로서 우리의 존엄과 품위를 잃지 않고 살아가야 합니다. 그렇

게 살면서 우리는 저마다 죽음을 준비합니다.

 

            셋째 미사

 

  과거 한국 교회는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추사이망’ (追思已亡)

이라 하여 이미 죽은 이들을 기억하는 날이라 불렀습니다. 그리고 신자들

에게 이렇게 권고 합니다. “추사이망의 날은, 특별히 성교회에서 정하여,

번되게 죽은 모든 죽은 교우의 영혼을 위하여 기구하는 날이니, 이날에 우리도

마땅히 우리 자모(성교회를 이름이라)를 본 받아 우리의 기도를 성교회의 간

절한 기도에 합하여 천주께 드려 써 우리 기도를 윤허하심을 얻게 할지니

”(성교 예규, 상례 문답).

  교회는 교우들에게 모든 성인 대축일인 111일부터 8일까지 묘지를

방문하여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기를 권장합니다. 성교 예규

에서는 그 까닭을 산 이에게는 훈계가 되고, 죽은 이에게는 영혼의 도움이

되기위함이라고 설명합니다. 산 이에게 주는 훈계는 자기 죽을 때가 멀

지 않음을 생각하여 자기의 길을 착히 닦게 하고, 또 잠세의 영화 부귀 등

복은 죽은 후에 다 없어지고 다만 무덤만 남을 줄을 생각하여, 그런 것을

다 경천히 여기게 하느니라.”라고 하였지요.

  오늘 셋째 미사의 복음은 열 처녀의 비유입니다. 뜻하지 않은 때에 찾

아오는 신랑을 잘 맞이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열 처녀 모두 졸

다가 잠이 깨어났습니다. 여기까지는 모두 같습니다. 다만 지혜로운 이들은 등잔

과 더불어 기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 기름은 그동안 살아온 삶의 모

습과 흔적입니다. 단번에 마련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여기에서, 지금부

터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신랑을 잘 맞이하고자 기름

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벌써 은은한 향기가 납니다.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