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 연중 제30주간 월요일
부제품을 받기 직전이었습니다. 손목 관절의 뼈들이 으스러졌습니다. 수술
이 끝나고 마취가 풀리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팠습니다. 생살을
째고 뼈를 끄집어낸 다음, 그 뼈에 철심을 박아 다시 집어넣었으니 안 아플
리가 없습니다. 밤새도록 끙끙대다가 겨우 눈을 잠깐 붙였다가도 저절로 눈
이 떠졌습니다. 온몸에 고통이 들이닥쳤기 때문입니다. 묵주를 손에 쥐고
기도를 하다가도 어디까지 하였는지 잊어버리기 일쑤였습니다. 결국 나오는
기도는 ‘제발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랍니다.’뿐이었습니다. 지금도
손목에 있는 흉터를 보면 그때가 생각납니다.
오늘 복음에 병마에 시달리는 여자가 나옵니다. 허리가 굽어 몸을 조금
도 펼 수 없습니다. 상상해 보니 몹시 괴롭고 불편할 듯한 모습입니다. 이
여자가 바란 것은 오직 한 가지였습니다. 제가 수술 뒤에 통증이 빨리 사라
지기를 빌었던 것처럼, 자기가 겪는 아픔이 사라지기를 바랐을 것입니다.
그런 여자에게 예수님께서 자비를 베푸십니다. 그를 고통에서 해방시켜
주십니다. 그 모습을 본 회당장이 분개하며 “일하는 날이 엿새나 있습니다.
… 안식에는 안 됩니다.”(루카 13.14)라고 말합니다. 만약에 자기 아들이
나 딸이었다면, 또는 자기 자신이었다면 그렇게 말하였을까요? 이에 예수
님께서는 “너희는 저마다 안식일에도 자기 소나 나귀를 구유에서 풀어 물
을 먹이고 끌고 가지 않느냐?”(13.15)라고 하십니다. 자기들은 안식일에 제
멋대로 지키면서 다른 이에게는 너그럽지 못하고 매몰차게 구는 이들을 꾸
짖으십니다.
우리는 늘 ‘다른 이’와 ‘나’를 나누어 생각합니다. 다른 이에게는 엄격하
고, 자신에게는 너그럽습니다. 그러나 자신에게 엄격하고 다른 이에게 너그
러운 것이 진정한 신앙인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