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1일 금요일 베네딕토 아빠스 기념일
제자들은 앞으로 박해를 겪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런 상황에
서 “나를 증언하여라.”라고 말씀하시지 않고, “증언할 것이다.”(마태 10.18)라
고 말씀하심으로써 그렇게 될 것임을 예고하십니다. 고통과 죽음 앞에서 좌
절하고 포기하는 것이 자연스럽겠지만, 제자들은 그 순간에 오히려 더욱더
예수님의 제자임을 증명하세 되리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될까요? 그들 안에 계시는 성령께서 그들에게 해야 할 말
을 일러 주시고, 해야 할 바를 하도록 이끄시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힘으로 하기에 죽음조차도 그들을 이길 수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힘으로만 증언할 수 있기에, 인간의 힘만으로 해 보려
는 태도를 조심해야 합니다. 사실 ‘걱정한다’는 것은 자기의 지혜와 힘으로
해 보려는 자세이기에 주의해야 합니다. 무엇을 말해야 할지를 미리 알려 주
시지 않고 증언해야 할 바로 그때에 알려 주시는 것도, 미리 앎으로써 인간
이 자기 지혜와 힘을 섞게 되는 것을 막으시려는 의도라고 여겨집니다.
예수님께서 박해받을 제자들에게 미리 당부하시는 ‘뱀 같은 슬기’란, 증
언이 하느님의 몫이며 우리의 몫은 온전히 그분께 의탁하는 것임을 아는 것
인 듯합니다. 그리고 ‘비둘기 같은 순박함’은, 순박함이라는 단어가 다른 것
이 섞이지 않은 순수함과 외곬, 단순함을 뜻한다는 점에서 오직 하느님과
그분 뜻만 바라보는 단순한 자세를 일컫는 듯합니다. 하느님과 그분 뜻만
을 바라보면서 그분께 의탁하는 자세가 참제자의 모습입니다. ⊕
(매일 미사 오늘 묵상 필사)

